The Ordinary Fall

2023

<영상 설치 미술 공모작>

주제:

“지구에 빠르게 접근 중인 유성이 발견되었다는 속보입니다. 곧 인천 영종도에 운석이 떨어진다는 예측이 확실시되며 파라다이스 아트랩에서는 운석 탐구를 위한 어벤져스를 구성합니다. 우리는 운석의 등장을 유심히 살피고 이를 예술경험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2023년 9월 1일, 파라다이스시티 리조트에서 그 운석을 공개합니다! 이 곳에서 펼쳐질 즐거움과 놀라움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창작 의도 :

불타는 꼬리를 달고 등장한 외계의 광물은 대기권을 뚫으며 우리 앞에 등장한다. 
눈에 포착되는 몇몇 반짝임과, 만질 수 없는 열기와 미지의 출처 속 하늘을 뚫으며 강렬하게 돌진하는 이 돌의 등장은 하나의 이벤트적 형태로 제시된다.
운석은 과연 유성을 넘어 우리에게 도착할 수 있을까? 상공에서 낙하하는 운석의 모습은 너무나도 멀리에 있기 때문에, 그 열에너지와 실제의 속도를 채 다 감각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운석은 마치 부유하는 듯 보인다. 운석을 마주하는 사건을 겪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면, 동시에 ‘저 운석이 우리에게 도달할지도 몰라’라는 불안과 기대의 시점을 가진다면 우리는 운석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재배치되는 건물, 익숙한 도시의 의장들, 일상적이고 사적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운석의 표면에 비춰진다. 운석은 도시를, 사람은 다가오는 운석을 바라보며 교차하는 시선 속에 서로가 서로에게 흡수된다.

그리고선 두 번째 질문을 던진다. 우리 앞에 등장한 운석은 과연 새로운 것인가?
강렬한 열로 타버린 껍데기를 해체하고, 그 안에 새겨진 시간의 기록들과 유기체의 흔적을 찾는다. 기록과 흔적은 정지된 상태가 아닌 생동하는 형태로 전달되어 무언가를 관찰할 때 시시각각 변화하는 생각과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흐름을 반영한다. 익숙한 공간 속에 등장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갑자기 등장한 운석과 같은 위치를 확보한다. 수많은 유동인구가 그려내는 광장 속 동선과 일상에 난입한 작업이 익숙함에 대한 질문으로 관람자의 삶에 스며들기 위한 효과를 기대하는 바이다.

 

Film by : Jinyoung Paeng

Installation Design : Yoon Jungbin, Lee Sungmin

 

Tool : Cinema 4D / Octane Render / AfterEffects 

작품 소개 :

윤정빈, 이성민, 팽진영의 3인은 운석 낙하의 생명력에 이끌린다.

끊임없이 유동하는 루프 영상은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대형 세로화면에 상영된다. 운석이 도시를, 사람이 운석을 바라보는 시점이 교차하는 영상은 그를 둥글게 둘러싼 탄화목 내부에 위치하며, 운석의 핵을 암시하는 듯하다. 무생물로 인지되던 돌은 내부의 형태를 펼쳐내며 자신의 모양을 변화시킨다. 이는 곧 다시 광물적 표면으로 변화한다.
반면 운석을 훑어 나가던 시선은 점차 방, 건축물, 도시로 확장되며 일상의 순간이 나열된다.
이 순간들은 다시 광물의 표면으로 회귀되어 익숙함과 낯섦의 반복으로 드러난다. 

목재의 표면을 그슬려 만드는 탄화목은 운석이 지구에 접근하며 발생하는 열에너지의 잔재를 보여주는 듯하며, 동시에 타버린 운석 안의 기억과 생명력을 암시하는 듯하기도 하다. 운석에서 분리되어 나오는 파편 너머로 빛이 분출되고, 공간 속으로 스며든다. 운석의 파편과 익숙한 지구의 물질을 새롭게 제시하며 운석이라는 외계 광물에서의 익숙함을 짚어낸다.  관람객은 배치된 탄화목 사이를 지나 빛을 내보내는, 유동하는 영상의 표면으로 나아간다. 일상의 공간으로부터 멀어지며, 동시에 운석의 핵에 서서히 가까워진다. 과거의 잔재를 지나 마주하는 새로운 등장 속, 언뜻 비치는 일상은 시각적 원동력과 새로운 체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