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ahado

2022

A world where toxic plants have become the apex predators. The animation embarks on a journey fuelled by the question: what if the plants, at the lowest point of the food chain, became top predators? This work is based on a hypothetical scenario where humans, unable to inhabit the surface due to poisonous flora, now survive by renovating subway stations in order to live underground. Within this transformed environment, the subway stations themselves have evolved into an “Ark” of human civilization. The trains now serve as mobile stores, catering to the needs of the underground community. Due to limited space, vertical structures such as pulleys, elevators, and stairs play a crucial role in facilitating movement and navigation.

독을 내뿜는 식물들이 최상위 포식자가 된 세상. <화하도(花下都)>는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최저점에 있는 식물들이 최상위 포식자로 반전되면 어떨까 하는 상상으로부터 출발한 영화 오프닝 시퀀스이다. 본 작품은 독을 내뿜는 식물들로 인해 더 이상 땅 위에서 살 수 없게 된 인간들이 생존을 위해 지하철역을 개조해 살아간다는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도르래, 엘리베이터, 계단과 같은 수직 이동과 수직적 공간 구조, 거점지로서 역할하는 지하철역과 이동식 상점인 지하철 등의 묘사를 통해 땅 밑으로 내려간 인간의 문명 세계를 상상하며 접근해본다.


Directed by : Jinyoung Paeng


Tool : Cinema 4D / Octane Render / AfterEffects / Marvelous Designer / Photoshop


* 영화제 출품 조건으로 인해 영상 미공개 상태입니다. 연락 주시면 시청 가능하신 링크 보내드리겠습니다.

춤추듯 움직이는 무초(舞草)와 나무뿌리를 비롯한 돌연변이 식물들이 독을 내뱉는다. 온 세상은 뿌연 녹빛으로 뒤덮였고 그 사이로 기차가 한 대 지나간다. 독을 내뿜는 식물들이 최상위 포식자가 된 세상이다. 죽은 사람들과 버려진 땅 위로는 생기있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고, 사람들은 해가 들지 않아 식물이 생장할 수 없는 지하로 내려가 살아가야만 했다.

사람들은 땅 밑에서 지하철역을 개조해 살아가는데, 좁은 지하 공간의 특성상 수직적 건축 양식이 발달하게 된다. 건물들은 세로로 블록처럼 켜켜이 쌓이고, 도르래와 엘리베이터, 계단 등이 수직이동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지하철은 지하와 지상 구간을 넘나들며 식량을 조달하는 이동식 상점이 되는데, 지하철이 역에 정차하는 동안 사람들은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구매하고 다양한 거래를 한다.

보는 시점에 따라 지하 공간은 거대한 포식자의 배 속을 상징하기도 한다. 카메라는 긴 목구멍 같은 하수구를 통해 지하 공간에 들어가서, 활기차게 작동하는 도시의 모습을 훑은 후에 길쭉한 터널을 통해 빠져나온다. 빠져나와 바로 보이는 지상에서는 거대 식물이 비춰진다. 하나의 유기체라고도 볼 수 있는 지하도시를, 포식 식물의 배 속에 삼켜진 모습으로 형상화하면서 식물에게 지배당한 영상의 주제를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었다.

수 세기간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로서 지구에 존재하였으나 지구의 나이에 비하면 그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고 한다.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최저점에 있던 식물들이 최상위 포식자로 반전된다면 어떨까? 사람들은 좁은 지하철역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떠한 생활 양식을 만들어낼까? 이와 같은 상상들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생명을 다한 지상의 문명에 새로운 생명력을 가진 식물들이 뿌리내리고, 인간은 땅 밑으로 하강하여 또 다른 문명을 건설해낸다.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처럼 표현하고자 했다.